헝다그룹 위기 이유
헝다그룹(=에버그란데 그룹)은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기업으로, 부동산을 건설하고 그것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금융, 문화, 관광,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 전기자동차 등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는데 시진핑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인해 이러한 사업들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돈(유동자산)이 부족하고 매출이 저조한 나머지 돈을 갚는데 문제가 생기자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린 것입니다. 2008년에 리먼 브라더스 파산 당시 부채가 700조 원이었는데 헝다그룹의 부채는 그 절반인 350조 원이나 되는데 말입니다.
만약 이런 헝다그룹이 파산하면 헝다그룹에게 돈을 빌려준 중국은행과 해외 금융사, 개인투자자들 또한 파산 위기에 놓이는 등의 연쇄작용을 일으켜 제2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엄습해 오고 있습니다.
냉정하게 분석하면 이번 헝다그룹 사태가 리먼 브라더스 사태 급의 위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리만 브라더스 파산 때는 쓰레기 수준의 파생상품을 무차별적으로 판매해 엄청난 버블이 형성됐고 이것이 터지면서 연쇄 작용으로 인해 연관된 은행과 보험회사들이 파산한 것인데, 헝다그룹은 단순히 채권만 엮긴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습게 넘어갈 일은 아닙니다. 헝다그룹이 파산하면 전 세계 경제에 큰 여파가 있을 거라는 주장에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수출 국가인 우리나라는 중국 경제에 문제가 생기면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진핑이 이런 대출 규제 정책을 내놓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몇 가지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첫 번째는 "자산의 버블을 잡기 위함"이고 두 번째는 바로 "주석 3연임을 위함"입니다.
사실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가 갑자기 찾아온 것은 아닙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헝다그룹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여파로 주가는 무려 고점 대비 90% 이상 하락한 상황입니다.
코로나 금융 위기 때 많은 돈을 풀어 유동성이 공급되자 잠깐 주가가 올라가면서 헝다그룹의 급한 불이 꺼지나 싶었지만 버블 우려로 중국이 긴축 정책을 펼치자 다시 헝다그룹에 위기가 생긴 것입니다.
또한 시진핑의 3연임을 위해 강력한 규제(부동산, 교육, 인터넷 등)로 본인에게 대항하는 중국 기업들에게 본인의 힘을 보여주려고 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헝다그룹은 시진핑의 반대세력과 연관돼있기 때문에 시진핑의 다음 행보가 더욱 궁금한 상황입니다.
현재 시장 분위기
시장은 불확실성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최근 세계 주식 시장의 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안 그래도 테이퍼링이니, 금리인상이니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의 파산설까지 돌고 있으니 시장이 좋아할 리가 없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런 시기에 한국 시장이 오랫동안 휴장 한다는 사실입니다. 공포가 갑작스럽게 몰려오면 패닉 셀(Panic Sell)로 인해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는데, 추석 연휴 덕분에 흥분을 가라앉히고 현 상황에 대해 냉정하게 분석하고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인 대응 방법
솔직히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서 벗어날지 말지는 시진핑 말고는 아무도 모릅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죠. 또한 파산하더라도 그 여파가 어느 정도의 수준일지는 닥쳐봐야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 같은 개인 투자자가 헝다그룹이 파산할지, 안 할지에 베팅하고 그에 맞춰 대응한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일단 '파산시킬 것이다' vs '구제시킬 것이다' 측의 주장을 한 줄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파산파 : 시진핑에게 반대하는 세력들을 의식해 본보기로 파산시킬 것.
구제파 : 민심 달래기 및 파산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로 구제할 것.
저는 어떻게 될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헝다그룹을 파산시키든, 구제하든 간에 저는 어디 쪽에서도 크게 손해보지 않는 방법을 택할 것입니다.
그 방법은 아래와 같이 간단합니다.
1. 보유한 주식 중에 주가가 폭락하면 도저히 못 버틸 것 같은 주식 매도 or 비중 축소
2. 만기가 있는 돈으로 투자했다면 상황이 안정화될 때까지 현금 비중 확대
3. 평소에 주식과 현금 비중을 7:3이었다면 현금 비중을 늘려 6:4 또는 5:5로 만들기
4. 만약 주식을 살 돈도 없고, 주식을 팔 생각도 없다면 당분간 주식 시장에 관심 끄기
요약하면 그저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겁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나 곱버스를 살 필요도 없고, 모든 주식을 팔아 현금화할 필요도 없습니다. 특히 본인이 장기 투자자라면 말이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측한 대표적인 인물 마이클 버리가 3년이나 일찍 시장의 붕괴를 예측한 탓에 CDS 프리미엄(쉽게 말해 공매도 상품의 이자)으로 인해 파산할 뻔했다는 사실을 아는 분이라면 더더욱 숏을 치진 않겠죠.
또한 우려와 달리 언제 그랬냐는 듯 시장의 두려움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식 시장을 '조울증 환자'라고 생각하시면 대응하기 훨씬 편할 거라 생각됩니다. 주식 시장은 항상 두려움과 함께 상승해 왔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면 현금도 종목이라고 생각하고 비중을 잘 조절하셔서, 이런 시장의 노이즈에 유연하게 대처하시기 바랍니다. 주가가 하락하면 더 사고, 올라가면 올라가는 대로 좋다는 마음가짐으로 투자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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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 피터 린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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