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프롤로그
주식 투자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대표적인 투자 방법 중 하나입니다. 노동 소득과 은행 예금으로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삶을 사는 시대는 지났으므로 잘 살기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투자를 해야 합니다. 파이어족과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 방법 중 하나로 꼽히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투자의 가장 큰 특성이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성격을 가집니다. 특히 주식 투자는 리스크가 높은 투자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은 알지만 리스크가 높아서,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투자를 두려워 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원금보장의 늪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원금보장의 가장 대표적인 상품이 은행 예금인데 이율 1%이고 물가 상승률이 2%라면 사실상 매년 -1%씩 돈이 녹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그냥 남들이 다 하니까', '해야 할 것 같으니까', '일확천금을 얻기 위해서'와 같은 이유로 무작정 투자를 시작하면 땀 흘려 모은 소중한 돈을 하루아침에 잃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투자에 있어 리스크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첫 단추부터 잘 꿰야 합니다. 혹시 주식 투자를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아래 순서대로 내가 주식 투자할 준비가 됐는지 점검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미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면 내가 투자를 잘하고 있는지 점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최종 목표와 주식 투자 이유를 알아야 한다.
누구는 경제적 자유를 위해서, 누구는 목돈 마련을 위해서, 누구는 집을 사기 위해서 주식 투자를 합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주식 투자를 하려고 하는지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또, 다른 투자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하필 주식 투자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법이 주식 투자 밖에 없는지, 보다 더 안전하고 나한테 맞는 투자 방법이 있는지 체크해봐야 하죠.
그래야 중간에 다른 길로 빠지지 않고 본인 목표를 향해 흔들리지 않는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최종 목표를 위한 목표 금액을 설정한다.
목표 금액 설정은 단순히 '10억 원을 벌겠다'로 끝나면 안 되고 왜 10억 원이 목표인지, 어떻게 해야 목표 금액을 만들 수 있을지 대략적으로 계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월 500만 원의 현금 흐름이 나오는 배당주 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월 500만 원이면 물가상승률 2.5%를 적용하는 경우 20년 후에 500만 원의 가치가 현재 가치로 300만 원 쯤 되기 때문에 목표 기간을 설정했다면 물가상승률 또한 고려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20년 후에 현재 가치로 월 300만 원의 현금 흐름을 만들려면 월 500만 원의 현금 흐름을 목표로 잡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연 4%의 배당을 주는 주식에 투자한다고 가정할 때 배당소득세 15.4%를 제외하면 실 배당률은 3.38%이므로 월 500만 원의 현금 흐름을 위해선 약 18억 원이 필요합니다. (500만 원 × 12개월 × 100 ÷ 3.38)
(실제로 배당금 2천 만원 초과 시 종합소득세로 과세가 되는데 미래에는 물가 상승률에 맞게 기준이 바뀔 것이라 생각해서 15.4%로 계산함, 만약 기준이 올라가지 않으면 24%의 과세가 되므로 더 많은 돈이 필요할 수 있음)
그리고 목표 금액인 18억 원을 20년 안에 주식 투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매달 150만 원씩 투자하여 연평균 수익률 15%을 달성해야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아니면 투자금을 늘리거나 목표 기간을 늘리는 방법도 있겠죠.
3. 목표 금액을 위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세운다.
목표 금액을 설정했다면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계획해야 합니다.
위의 예시로 계속 설명하자면 매달 150만 원씩 20년 동안 꾸준히 투자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수익을 더 늘리거나 부가 수입을 만들거나 소비 습관을 바꿔야 합니다. 경제적 자유가 목표라면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장기적으로 연평균 수익률 15%이 일반 투자자가 쉽게 낼 수 있는 수치는 아닙니다. 전업투자자가 아닌 경우 일반적으로 연평균 5~10%의 수익률을 내는 것을 가장 현실적인 상황으로 봅니다.
미국의 가장 대표적인 ETF인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SPY가 약 100년 동안 연평균 10%의 수익률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떤 해는 수익률이 30% 됐다가 어떤 해는 마이너스일 수도 있습니다. 평균적인 수치로만 계산한 겁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SPY 투자를 권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과거의 수익률이 미래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나 세계 패권을 미국이 계속 쥐고 있는 한 유의미한 수익률 변화는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 목표는 연평균 수익률 15%라서 SPY가 아닌 성장성이 높은 섹터의 ETF나 개별 기업에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고작 5% 차이지만 복리로 비교하면 장기적으로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많은 공부가 필요합니다.
물론 이렇게 계획을 세운다고 해도 계산처럼 매달 150만 원씩 꾸준히 투자 못하거나, 1년에 15%씩 재산이 불어나지도 않을 것이고 오히려 단기적으로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계획을 수정하고 확인해야 하겠죠.
또한 계획대로 된다는 보장이 없더라도 계획을 세우는 사람과 계획이 없는 사람은, 20년 후에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을 거라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4. 목표 수익률을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투자한다.
목표 수익률이 정해졌으면 이제 수익률 달성을 위해 공부하면 됩니다.
재무제표 보는 방법, 기업 가치 분석 방법, 주식 시장의 역사, 주식 대가들의 투자 철학, 유망한 산업 분석, 거시 경제와 주식 시장의 상관 관계, 산업에 따른 기업 특성, 기술적 분석 방법 등 주식 투자에 도움 될만한 모든 정보를 공부하고 종합해서 나에게 맞는 투자 방법을 만들면 됩니다.
주식 투자에 있어 위에 언급한 방법이 모두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방법이 있고 어떤 원리로 그렇게 계산되는지 알아야 이 방법이 나에겐 필요 없는 방법이란 것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습니다.
남이 공부할 필요 없다고 하는 것은 나에겐 아무 의미 없습니다. 내가 직접 공부해보고 필요 없는 정보인지 스스로 판단해야 합니다.
또한 주식은 고집도 필요하지만 유연성도 필요합니다. 투자 방법의 정석이란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주식 투자가 돈되는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대학교에 주식 학과가 없는 이유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식 투자는 논술형 시험이라고 이해하면 편합니다. 정답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논리적으로 맞으면 되죠. 그리고 그 논리가 틀리지 않았다면 수익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논리가 맞았다고 생각했는데 손해를 봤다면 어떤 부분에서 오류가 있었는지,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인지 분석하고 수정하면 되겠죠.
5. 마무리
주식 투자는 쉽지 않습니다. 아니 어렵습니다. 공부한다고 무조건 수익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쉽게 생각하고 투자했는데 잭팟을 터뜨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주식 시장은 완전 변덕쟁이라 어제는 세상이 끝날 것처럼 절망스럽게 만들어 놓고 다음날 언제 그랬냐는 듯 장밋빛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 줍니다. 이런 특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또한 주식 시장에는 수많은 적들이 존재합니다. 기관, 외국인, 슈퍼 개미, 천재 트레이더, 주식의 대가들... 하지만 가장 큰 적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입니다.
즉, 내 돈을 빼앗아 가는 건 제 3자가 아닌 내 판단력과 내 손가락입니다.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하고 나를 스스로 잘 컨트롤할 수 있다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돈을 잃으면 제대로 공부하지 않는 내 탓이고, 돈을 벌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며 겸손함을 잃지 않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간다면 반드시 달콤한 열매를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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