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에서는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를 처음 하는 여자 방송인들을 학생으로 모집하고,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스타 프로게이머들이 교수와 조교 컨셉으로 여자 방송인들에게 스타를 가르쳐서 서로 대결하는 '스타 대학교'라는 컨셉의 방송이 유행이었습니다.
방송을 보신 분은 알겠지만 '와.. 스타 프로게이머들이 저렇게 시간 갈아서 가르치는데도 빌드 수행을 저렇게 못할까?'라며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대학 대전에서 승리하면 수천 만원이 넘는 별풍선(현금으로 환전 가능한 유료 아이템)을 받을 수 있고 추가로 소위 큰손들이 고생했다며 따로 챙겨줄 수도 있기에 여자 방송인들은 열심히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음에도 같은 시기에 시작한 여자 방송인들 사이에서 실력 차이가 정말 많이 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연속된 손실로 파래진 제 계좌를 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그렇게 답답함을 느끼던 여자 방송인과 다를 바가 없구나.. 이게 현실이구나..' 하고요.
여자 방송인들은 스타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빌드를 알려줘도 수행하기가 어렵고, 예상과 다른 상황이 펼쳐지면 뇌정지가 와서 반응을 아예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패스트 다크템플러 빌드를 준비하는 와중에 상대방이 터렛을 미리 지은 걸 확인했다면 다크템플러 빌드를 포기하고 다른 빌드로 가야 하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다크템플러를 계속 뽑는 거죠.
반대로 상대방이 패스트 다크템플러 빌드인 걸 알았음에도 터렛을 짓지 않고 방관하다가 당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네.. 그냥 제 상황에 대한 자기 합리화를 좀 하고 싶었습니다.. 시장에 따라 대응을 달리 해야 하는데 계속 똑같은 빌드를 쓰면서 똑같이 당하는 제 모습이 그때 봤던 그 여자 방송인 같더라고요.
시장은 매일 매일 변하지만 사이클이 있어서 유사한 상황이 반복적으로 펼쳐지는데 그 상황을 캐치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과 연습이 필요한 걸 알면서도 미모사님 강의 좀 봤다고 바로 모든 시장에 대처할 거라 착각하고 있었던 거죠.
어떤 분야든 수많은 경험이 필요한 건 너무 당연한 이치인데 왜 주식 투자는 하루아침에 변할 거라 착각할까요? 이 글 쓰고 있는 너 말이에요...
손실을 너무 당연히 또는 너무 편하게 받아들이는 건 문제가 있지만.. '왜 나는 손실만 보는 걸까?'라며 자책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유를 모른다면 문제가 있지만 이유를 안다면 고치면 되니까요. 무지성 뇌동매매는 고쳤는데 아직 시장에 대한 판단이 좀 느리고 좋은 주식 같으면 냅다 지르는 것 좀 고쳐야 할 것 같습니다.
차라리 이런 어려운 장일 때 시작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야 여기서 실력을 쌓다가 나중에 무지성 상승장이 왔을 때 크게 벌 테니까요.
조급함... 하.. 이놈의 조급함 진짜 버리기 힘드네요. 주식에 대한 열정은 좋지만 열정이 과하면 욕심이 되고 욕심이 생기니까 조급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스타크래프트 고수가 하루종일 붙어서 가르친다 하더라도 수많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주식 투자도 똑같이 생각하고 많은 경험을 쌓으면서 살아남는 걸 목표로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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