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MIND/일상 생각

내가 장기 투자가 아닌 단기 투자를 선택한 이유

단타의길★ 2024. 5. 13.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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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불과 4년 전까지만 해도 주식 투자는 하면 안 되고 매우 위험한 투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위험하긴 합니다만.. 주식 투자는 하는 것 자체로 패가망신의 지름길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식 투자에 관해 공부는 커녕 기본 개념이라도 알아볼 생각조차 없었습니다.
 
그러다 20년 6월, 김승호 회장님의 저서 '돈의 속성'을 읽고 주식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졌습니다.
 
장기 투자(가치 투자)야 말로 내가 부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워렌 버핏의 뒤를 이은 소년버핏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모든 열정을 장기 투자 공부에 쏟습니다. 이 블로그에 그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렇게 하루종일 주식 관련 유튜브와 책을 읽으며 안구 건조증이 생겨 실눈을 뜨고 공부할 정도로 몰입했지만 어느 순간 제 마음속에는 한 가지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장기 투자가 좋다는 건 알겠는데... 이 투자가 실패로 끝날 경우 내 시간과 돈은 누가 보상해 주지?'
 
만약 제가 어떤 기업에 장기 투자를 한다면 그 기업의 주가가 폭락할 때.. 그 위기가 해결 가능한 위기인지, 아니면 심각한 펀더멘탈의 훼손인지 파악을 하고 더 투자할지 매도할지 판단을 해야 한다는데 과연 내가 그럴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었습니다.
 
만약 위기라고 생각해서 매도했는데 위기를 극복하고 엄청난 성장률을 보인다면 저는 그동안 기업을 믿고 투자해 왔던 기회비용을 날린 것이고 최악의 경우는 그 기업을 믿고 폭락 때 큰돈을 투자했는데 위기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큰 손해를 보게 되겠죠.
 
물론 애초에 내 투자 안목이 뛰어난지 확인하기 위해서 소액으로 연습하면 되지만 장기 투자는 시계열이 길기 때문에 내 투자 안목이 뛰어난지는 너무 늦게 알 수 있습니다. 연습이 정말 어려운 투자 방법인 거죠.
 
그래서 여러 기업에 분산 투자하라고 하지만 제 성격상 여러 기업을 분석하고 투자한다는 게 정말 어려운 부분이라 생각되어 약 2년 간의 공부 끝에 장기 투자 방법에 대한 결론을 짓습니다.
 
개별 기업을 믿느니 미국의 성장성을 믿고 미국 ETF(QQQ, SPY, SMH, SCHD)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다가 시장이 폭락하면 그때 모아놓은 돈을 한 번에 투자하기로 하고 가끔 미국 시장 상황을 볼 때 말고는 주식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제 마음속엔 항상 경제적 자유라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제 계산에 따르면 ETF 장기 투자 시 빨라봐야 50세가 넘어서 제가 생각하는 경제적 자유에 도달할 수 있는데 너무 늦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제가 하는 일이 저와 너무 맞지 않고 즐겁지가 않은데 이 일을 50세가 넘을 때까지 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괴로웠고 그렇다면 차라리 수익은 조금 포기하더라도 재밌는 일을 하면서 ETF에 장기 투자하는 게 훨씬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저에게 맞는 일이 뭘까 매일매일 고민하다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단기 투자에 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을 보게 됐고 단기 투자야 말로 제가 원하던 투자 방식이란 걸 깨닫습니다.
 
왜냐하면 단기 투자는 투자에 대한 결과를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매매를 잘했는지 못했는지 당일에 확인할 수 있고 작은 시드로 매매를 많이 하다 보면 내가 단기 투자에 적합한 사람인지 금방 확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주식에 흥미를 느꼈던 저로서는 재밌는 일을 하면서 돈까지 벌 수 있는 일이 바로 단기 투자라는 사실을 깨닫고 단기 투자 공부에 모든 열정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서는 전업 투자자는 직업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부분이 많고, 일반적인 직장을 다니면 최소한의 임금이 보장되고 경력이 쌓이면 임금 상승도 기대할 수 있지만 전업 투자자는 실패 또는 성공으로만 나뉜다는 사실이 두렵기도 합니다.
 
잘 벌다가도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게 이 바닥이기도 하고 실제로 연 5,000만 원 이상 버는 투자자가 상위 1%라고 합니다. 대충 계산해 봐도 상위 5%는 돼야 겨우 주식 투자로 벌어먹고 살 수 있는 정도란 거죠.
 

 
하지만 제 입으로 이런 말 하기 그렇지만... 저는 흥미를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 가끔 저 스스로 무서울 정도로 몰입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느 순간 그것을 지속할 명분이 사라지면 중간에 흐지부지 됩니다.
 
그래서 내가 흥미를 느끼면서 명분까지 있는 그런 무언가를 찾으면 나는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단기 투자가 제게 있어 그런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기 투자야 말로 제가 항상 꿈꿔왔던 '흥미를 느끼는데 돈까지 많이 벌 수 있는 일'이니까요.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몰입은 많이 해봤어도 뭔가 될 때까지 극한으로 제 자신을 밀어붙인 적이 별로 없었는데 중간에 벽을 느끼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이게 인생의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으로 "불광불급"을 가슴에 새기고 끝까지 가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