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프롤로그
요즘 LG생활건강의 주가 흐름이 좋지 않습니다. 원인을 굳이 꼽자면 ① 중국 매출 감소 리스크, ② 물류비 증가, ③ 원부자재 가격 상승, ④ 델타 변이 확산 정도가 있습니다.
사실 LG생활건강의 PER은 과거부터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습니다. 최근 LG생활건강의 PER가 25까지 내려왔는데 과거 PER 추이를 보면 낮은 상황임은 알 수 있죠.
그래서 과거 중국 사드 보복으로 인해 LG생활건강이 폭락했을 때는 어떤 위기가 있었고, 어떤 식으로 헤쳐나갔는지 궁금해서 과거 뉴스와 리포트들을 통해 조사해봤습니다.
1. LG생활건강 과거 뉴스들
16년 7월 11일... 중국 사드 보복의 공포가 슬슬 올라오고 있던 시기입니다. 실제로 16년 7월 8일에 LG생활건강은 최고가를 찍고 폭락하기 시작합니다.
4개월 동안 고점 대비 약 40%가 빠졌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바로 LG생활건강이 16년 7월 27일에 8%가 폭락했는데, 그날 올라온 리포트 중 90% 이상은 목표가를 상향하며 긍정적인 의견뿐이었습니다.
16년 7월 27일에 올라온 리포트는 사실상 전 날에 작성된 리포트잖아요. 근데 리포트 올라온 날 주가가 폭락하니까 그 후 1개월 동안 리포트가 단 하나도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역시 투자 판단은 본인의 책임입니다.
사실 이들의 매출에 관한 예측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LG생활건강이 앞으로도 돈을 잘 벌 거라고 예측했고 실제로 LG생활건강은 중국 사드 보복에도 불구하고 계속 돈을 잘 벌었습니다. 다만... 주가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16년 7월 27일에 LG생활건강의 화장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뉴스가 나오긴 했지만... 당일에 바로 정정 보도를 통해 식약처가 LG생활건강의 이의신청을 인정하고 제품 회수명령을 취소했다는 내용입니다.
당일 LG생건의 8% 폭락이 해당 뉴스의 영향을 받았을 지라도 당일에 해결된 문제라 다음 날에는 회복이 되는 것이 정상입니다. 하지만 이후 LG생활건강은 하락세를 탑니다.
다른 이유를 찾아보니... 역시 마법의 단어 "킹반영"이 적용됐나 봅니다. 실적이 좋은 게 확인됐으니 떨어지는 한국 주식... 참 어렵네요.
중국 사드 보복은 이미 알려진 악재였지만 애널리스트들은 별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긍정적인 리포트를 올린 당일부터 거짓말처럼 LG생활건강은 중국의 사드 보복이라는 이유로 하락하기 시작했네요.
그 후 한 달 정도 횡보하다가 16년 9월 29일, 3분기 실적에 대한 안 좋은 뉴스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날을 시작으로 LG생활건강의 하락세는 더욱 강해집니다.
근데 단순히 사드 보복으로 인해서 LG생건의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았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론이 나오면서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욱 부추기긴 했습니다.
16년 11월 1일에는 오랄케어 리치 아시아 사업을 인수했다고 합니다.
16년 11월 3일, 후 누적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는 호재 뉴스도 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6년 11월 6일, 사드 악재는 쉽게 꺼지지 않았나 봅니다. 중국 소비주의 하락세가 거셌네요.
그나마 11월 11일에 있는 중국의 광군제 재료 덕분에 16년 11월 10일까지 8.3% 상승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 재료 소멸로 다시 하락합니다.
참고로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사드 보복으로 인해 주가는 16년 이후부터 쭈욱 하락세였습니다. (LG생건도 16년도에 40% 폭락했지만 결국 이겨내고 꾸준히 우상향 했습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아모레퍼시픽이 LG생건보다는 중국 관련 리스크에 취약했다는 겁니다. 물론 이때를 계기로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리스크에 관한 대비를 했을 수도 있고, 앞으로 LG생건이 중국 리스크로 인해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그저 과거엔 그랬었다는 걸 말씀드리는 겁니다.
실제로 사드 보복 두려움과 달리 16년 11월 14일에 올라온 LG생건의 16년도 3분기 보고서를 보면 거의 모든 부분에서 매출 상승은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가 반등은커녕 계~속 떨어졌습니다.
16년 11월 21일... 중국은 끊임없이 한국을 괴롭힙니다. 중국의 한류 금지령에 LG생활건강은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게 됩니다. 다른 화장품 주들도 엄청 폭락했네요.
그렇게 16년 11월 24일에 저점을 찍고 중국 사드 보복의 두려움과, 별 거 아니라는 뉴스가 서로 싸우며 17년 4월까지 박스 안에서 움직입니다. 최저점 당시 LG생건의 PER는 21~22 정도였습니다.
사드 보복 우려에도 불구하고 LG생활건강은 계속 매출 상승을 이뤄냈습니다. 시장은 여전히 사드 보복에 대해 경계를 했는지... 주가는 쉽게 상승하지 않았습니다.
17년 2월 2일,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이 18% 감소했다는 소식에 아모레퍼시픽은 물론이고 나머지 화장품 주식들이 하락했습니다. 이날 LG생건은 3.36% 하락했다고 하네요.
그러나 LG생건은 사드 보복 우려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계속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보복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심리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7년 3월 3일, 중국이 한국 관광을 전면 금지하자 이로 인해 LG생건은 -5.79%가 급락하게 됩니다.
사드 보복 이슈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자,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과 관련된 소비주에서 잠깐 나올 것을 권고했습니다.
17년 3월 10일에는 사드 보복으로 인해 LG생건의 항저우 화장품 공장이 1개월 가동 중단 조치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17년 3월 10일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 선고가 된 날입니다. 주식 시장이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살짝 제거된 사건이라고 볼 수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17년도 3월 31일에 올라온 LG생건의 16년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사드 보복 우려와 달리 중국 매출은 증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주가는 쉽게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17년도 4월 11일, 12일... 사드 보복이 지속되면서 실적 성장에 제동이 걸리자 각 증권사에서 LG생건의 목표 주가를 낮추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7년 4월 17일, 백악관 고문의 사드 배치 발언으로 인해 중국 소비주가 일제히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사드 배치 결정 권한이 차기 정부로 넘어가면서 중국의 한한령이 완화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사드 보복 우려에도 여전히 LG생건은 계속해서 매출을 올렸습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사드 보복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어닝 쇼크를 기록합니다.
그래도 아직 불안했나 봅니다. 17년 5월 4일, 중국 관광객 감소로 인해 면세점 매출이 불확실 해지자 LG생건에 대해 조심스럽게 대응하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당일에 LG생건은 7.76% 급등해주며 마감합니다.
일각에서는 이런 화장품 주의 상승이 문재인 테마주로 엮였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대선 후보 중에 문재인 대통령만 사드 배치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고 하네요.
실제로 17년 5월 9일에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확정됐는데 그 당시에 LG생건의 주가 흐름이 좋긴 했습니다.
하지만 G20 정상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면서 생각보다 사드 보복에 대한 우려가 쉽게 해결되지 않자 LG생건의 주가가 17년 7월 10일까지 약 10% 하락합니다.
확실히 시장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제거가 됐나 봅니다. 양호한 실적 전망에 LG생건이 반등을 합니다.
그리고 LG생건은 최대 실적을 냈다는 소식이 나오자 LG생건이 장중 6% 급등하면서 좋은 주가 흐름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LG생건이 그~렇게 사드 보복 우려에도 불구하고 좋은 실적을 내는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사드 보복 장기화가 우려되자 LG생건은 다시 하락세를 탑니다.
또한 당시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 제재 가능성도 투자 심리 위축에 한몫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17년 9월 8일, 사드 배치 완료 소식이 들리자 관련 주들이 하락합니다. LG생건은 이미 많이 떨어졌는지... 주가 하락폭이 그렇게 크진 않았네요.
노조 파업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니 LG생건은 17년 9월 22일 5% 하락 마감을 합니다.
그리고 17년 9월 29일에는 LG생건의 실적에 대해 부정적인 분석도 나옵니다. 매출 역성장을 우려한 것이죠.
하지만... 이런 악재들이 가득한 상황에서도 17년 3월 6일, 바닥을 찍은 이후로 LG생건은 상승세를 탑니다.
2. 정리
솔직히 과거 뉴스와 리포트를 보면서... 주가를 비교해봤는데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유는 주가는 매일매일 수급에 의해 변하는데... 하락하면 하락하는 이유, 상승하면 상승하는 이유를 갖다 붙이기 때문에 이것이 진짜 하락 이유인지, 상승 이유인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전체적인 틀에서 보면 이렇습니다. 기업이 일을 잘하고 있다? 돈을 잘 벌고 있다? 그럼 그냥 믿고 가져가는 겁니다. 잠깐 힘들 수 있어도 기업의 방향이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맞다면, 앞으로 성장성 있는 산업이라면 그냥 믿고 투자하는 거죠. 매일 등락폭에 신경 쓰면서 투자하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겁니다.
삼성전자도 이런 식으로 분석한 적이 있는데 그때 내렸던 결론은 장기투자 정말 어렵다는 거였습니다. 매출은 성장하는데 주가는 하락하고... 안 좋은 리포트 나오면 그때부터 상승하고... 진짜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주식은 "미친놈" 같습니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의 LG생활건강의 주가 차트를 2년 단위로 끊어 봤습니다. 폭락은 과거에도 자주 있던 일입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LG생활건강에 대한 우려는 많았습니다.
그리고 ROE 감소에 대한 우려도 있던데, 쌓아놓은 자본은 계속 증가했기 때문에 ROE는 감소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본인의 몫이겠죠.
어지간한 영업이익률 상승 또는 자기 자본 감소가 아닌 이상 ROE를 꾸준하게 증가시키는 것은 어렵습니다. 반면 LG생건의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꾸준히 증가시켜 왔습니다.
앞으로 LG생건이 쌓아놓은 자본으로 투자를 하거나 배당금을 주거나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한다면... 그 때는 ROE가 높아질 수도 있겠죠. 단순히 ROE만을 기준으로 보면 안 된다는 것을 말씀드린 겁니다. 전체적으로 봐야하죠.
결국 우리는 판단하면 됩니다. ① LG생활건강의 앞으로 성장성이 의심돼 ② LG생활건강은 꾸준히 성장 가능한 기업이야 이 둘 중 하나를 말입니다.
참고로 위에도 썼지만, 중국 사드 보복 우려에 아모레퍼시픽은 무너진 반면, LG생활건강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주가만 무너졌을 뿐이죠. 매출은 계속 상승시켰습니다.
중간에 LG생활건강의 중국 화장품 매출이 주춤하던 시기도 있었으나 결국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운영으로 매출을 다시 회복시켰습니다.
이를 토대로 LG생건의 가능성과 리스크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가능성
1. 지금까지 꾸준히 매출을 성장시킨 우량 성장주
2. 우량한 재무구조로 꾸준한 M&A에 대한 가능성
3. 중국에 치중된 매출 구조를 바꾸기 위해 노력 중
4. 위드 코로나 시대에 화장품 매출 증가 기대감
5. 과거 PER 밴드 하단에 위치한 매력적인 주가 (PER 24~25)
리스크
1. 화장품 경쟁력 악화로 인한 해외 매출 감소
2. 국내 인구 감소로 내수 시장 침체 (내수 시장 비중이 높음)
3. 코로나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물류 대란 및 원부자재 가격 상승 지속
4. 차석용 부회장 은퇴 (뛰어난 경영자임은 분명하니...)
5. 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중국 리스크
과연... 과거 우려들을 모두 이겨내고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해왔는데 이제는 정말 LG생활건강에 높은 멀티플은 주지 못하는 걸까요? 오랫동안 운 좋게 버텨냈지만 이제서야 비로소 무너질 때가 된 걸까요? 어찌됐든 본인의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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