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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일기 9] 신념이 밥 먹여주냐?

소년버핏 2021. 12. 26.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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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지인 중에 정말 한량처럼 사는 분이 계십니다.

 

부동산과 주식으로 돈을 꽤 버신 분인데 겉으로 보면 정말 부자인지 모르겠고 매일매일 술을 즐깁니다. 일도 하지 않는 것 같고요.

 

이 분은 저를 만날 때마다 주식을 추천해줬는데 그 주식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21년 2월 경 : 인텍플러스

 

18,000원 밑으로 가면 사세요. 조정올 것 같은데 좋은 기업이에요. 잘 모르겠으면 공부해보세요.

 

매수하지 않은 이유 : 급등한 주식을 사지 않겠다는 원칙도 있었고 공부해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 기업이라서

 

 

21년 5월 경 : 오스템임플란트

 

지금 눌림목인데 8만 원대에서 살만 합니다. 임플란트 만드는 기업인데 기술력도 좋고 저렴합니다.

 

매수하지 않은 이유 : 급등한 주식을 사지 않겠다는 원칙 + 부채 비율이 높아 보였음 + 친숙하지 않은 기업

 

 

21년 8월 경 : 코리아써키트

 

반도체 회로기판 관련주인데 삼성전자에도 납품하는 기업입니다. 지금 살만 해요.

 

매수하지 않은 이유 : 반도체 관련 공부를 해봐도 이게 정말 좋은 기업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음

 


만약 제가 이 분이 인텍플러스를 추천해줬을 때 1,000만 원어치 주식을 샀고, 새로운 주식을 추천해줬을 때마다 갈아탔다면 제 돈은 지금 4,000만 원이 돼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이 분이 추천해주는 대로 주식을 사고 팔 정도의 가벼운 원칙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지금은 더 큰돈을 잃었을 수도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올해 주식 수익률은 10%가 채 되지 않습니다. 그냥 미국 지수 추종 ETF만 샀어도 더 높은 수익률을 냈을 것 같네요.

 

어쨌든 중요한 건 잃지 않았다는 겁니다. 저는 가장 이해하기 쉽고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실이 곧 진리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인데 그래서인지 직관적이고 쉬운 원칙을 가진 워렌 버핏 스승님(?)을 정말 좋아합니다.

 

 

워렌 버핏의 10가지 명언

1. 날아오는 모든 공에 스윙을 할 필요는 없다. 홈런이나 장타를 칠 수 있는 좋은 공이 날아올 때까지 기다려도 된다. 왜냐하면 투자에는 스트라이크 아웃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산 관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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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블로그에도 몇 번 소개했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워렌 버핏 이야기 중 하나를 다시 소개하겠습니다.

 


빌 게이츠는 워렌 버핏에게 곧 컴퓨터 세상이 올 거라고 했습니다.

 

컴퓨터 시대가 온다면
사람들이 껍 씹는 방식도

바꿀 거라 생각합니까?

 

빌 게이츠는 그렇진 않을 것 같다고 답했고, 워렌 버핏은 이렇게 다시 말합니다.

 

그러면 당신은 컴퓨터에,
나는 껌에 집중합시다.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는 뭘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워렌 버핏이 빌 게이츠의 말 한마디에 잘 모르는 컴퓨터 주식을 살 정도의 가벼운 원칙을 가졌더라면 지금의 워렌 버핏은 없었을 거라고 말입니다.

 

다시 돌아와서... 제가 만약 지인의 추천에 무작정 주식을 살 정도의 가벼운 원칙이었다면 저는 지금 어떻게 됐을까요? 아니면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자기 합리화 일수도 있고 자위하는 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념이 옳은 신념이라면 반드시 밥 먹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제 신념대로 잃지 않는 투자를 계속해 나아간다면 세계적인 부자는 안 되더라도 동네 부자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나중에 이 글을 보고 뿌듯함을 느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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